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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도박은 찰떡궁합인가? [도박논평]

 

 

 

연예인과 도박은 찰떡궁합?

 

최근 탁재훈, 이수근, 붐, 앤디, 토니안, 양세형 등 유명 연예인들 때문에 연예계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다[각주:1]. 그들 외에도 알려 지지 않은 인물들도 상당수여서 프로그램 중단 등, 때아닌 연예계 인력난 사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직접 몸 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뉴스를 접하다 보면 상당히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가 연예인 도박[각주:2]이다. 과연 연예인의 속성상 도박 같은 한탕주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잘 알려진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런일이 생겨서 파급이 큰 탓일까?

 

황기순 사건 이래 많은 연예인들이 크건 작건 도박에 연루되어 이름에 오점을 남겼다. 혹자는 연예인의 직업적 특성이 한탕주의 성격에 닮아 있다거나 생활 패턴이나 수입이 불규칙해서 그렇다고도 한다. 일반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폐쇄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것을 찾다 보면,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기 쉬워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더구나 연예인들만 노리는 불법 도박 브로커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인데, 감성이 충만한 만큼, 이런 감각적인 유혹에 좀 더 쉽게 노출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불법적인 것인지 몰랐다고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의식 있는 판단에 따라 공인으로서 소신 있게 행동했어야 했고, 잘못 했으면 결과에 승복하는 쿨한 자세가 더 바람직 하다고 생각된다.

 

 

차분하게 생각해 보면, 비단 연예인들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도 도박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다. 특히 적당한 경제력은 있으나 삶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또는 시간이 남는 중년 남성들. 물론 남성 뿐 아니라 여성도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 수는 있지만, 남녀의 성향상 남자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은 분명하다.


유흥가 변두리나 주택가에서도 성인오락실, XX게임장 근처에서 보이는, 어깨와 눈빛이 축 늘어진 연배 좀 되는 아저씨들... 아마 종종 보던 모습들 아닌가?


[포스팅AS] 2014. 1월 어느 날.


당시 도박에 참가했던 연예인들이 잘 못한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앞뒤를 따져서 생각해 볼 때, 각 개인이 도박에 사용한 액수 자체는 실제와 다르게 지나치게 부풀려져서 발표되었다.


이 사건은, 이미 공공연하게는 아니지만 적잖이 알려져 있던 사실을, 누군가가 큰 사회 이슈거리로 만들어서 찌라시 등으로 유포했고, 언론과 인터넷 매체들이 그에 동조하여 대대적으로 알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정치적 이슈들 덮을 하나의 '꺼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필자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알아차리는 데 수 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일종의 '물타기 음모론'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특정 사건과 묘하게 오버랩됨은 분명하다. 이전, 또는 이후의 연예/사회계 이슈적 사건들과 함께 따로 한 번 다루어 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 Barracuda -

 

수법은 날아다니고 제도는 기어다닌다

 

그 뿐 아니라 온라인사이트를 폐쇄적으로 개설하고 가정이나 성인피씨방에서 몰래 접속, 쿠폰이나 상품권으로 베팅하고 환전, 꽁지돈 대출과 폭력단과 연계된 불법 도박, 이번에 이수근과 탁재훈 같은 연예인들이 하던, 사설 스포츠토토에 전화로 베팅하는 맞대기 도박등, 수법과 기술이 나날이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도박은 말살할 수 없는 사회악으로 존재해 왔다. 고대의 유물이나 역사적 기록에서도 꾸준이 발견되는 도박에 대한 흔적들. 한국에도 도박의 폐해를 알리고 도박을 끊고자하는 모임들이 많이 있고 한국단도박모임 같은 유명 단체도 이미 여러 해 전에 생겨서 운영되고 있어서 도박 중독자 치료 모임이나 자가진단법, 회복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호주의 경우 생산성위원회라는 곳에서 도박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소모성과 파괴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몇 해전 부터 있어 왔고, 꾸준히 공청회 등의 보완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 나라의 경우, 도박에 대한 규제가 불명확하거나 일관성이 부족하여 일회성인 경우가 많고, 온라인게임 같은 것들이 원래의 게임성이 변질되어 도박화되고, 사행성 게임장들의 치고 빠지가, 성인오락실, 성인피씨방 같은 곳에서 불법 도박들이 암암리에 성행, 맞대기 도박 같은 변형된 형태로 날로 다양해지는 상황이다. 더구나 모바일 기술의 기동성과 파급력까지 겸비한 최신의 불법 도박기술까지 등장했으니, 가히 무서울 정도다.

 

 

결국, 불법적인 기술과 수법의 발전은 날고 기는데, 실태 파악이나 분석을 통한 근원적 대책과 법제도는 기어다니는 꼴이니 이런 사단이 나도 신문에 잠깐 회자되다가 또 잊혀지기를 반복하는 악순환 실태 자체가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단타성, 회피성 대책이나 일회성에 그치는, 환부만 치료하고 반창고 하나 표시나게 붙여서 무마할 것이 아니라, 체질과 정신을 재무장할 수 있는 근원적인 분석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서, 약과 영양분을 섭취하고 기브스를 하는, 제대로 된 규제 법안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다 같이 노력하자. 제발~

 

도박이란 것이 무조건적으로 사회에서 아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관광 등과 연계된 경제활동의 일부로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발전하여 여가 선용의 원래 목적을 이루게 하려면, 호주나 영국 등과 같이, 먼저 고민해 본 나라의 사례와 문제점을 벤치마킹 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 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단체와 모든 개개인이 도박에 대한 건전한 접근과 제대로 갖춰진 태두리 내에서 즐길 수 있게 되도록 부단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 Barracuda -

 

  1. 혹자는 지난 9월에 이미 증권가 찌라시에 돌던 내용인데, 왜 하필 지금 이게 터질까가 궁금하다고 한다. 속칭 물타기용 카드라는 설? [본문으로]
  2. 언론에 오르내린 도박 사건 연루 연예인: 황기순(1997), 주병진(2002), 신정환(2003-2010), 김용만, 강병규(2008), 김준호(2009), 신혜성, 이성진, 이지훈(2010), 탁재훈, 이수근, 붐, 앤디, 양세형, 토니안(2013)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