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난 내용이지만, 지난 2014년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 44차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박근혜 대통령의 동문서답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이미 구글링 해보면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거지만 "영어를 배운다" 라는 측면에서 해당 부분의 동영상을 추려서 직접 건드려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요.
당시 각국 정상들이 돌아가면서 기조연설을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약 25분간 연설문 읽기를 했습니다. 그 이후 슈밥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동문서답에 관해 원문과 해석을 보면서 '듣기와 말하기' 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한 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분들은 '저렇게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성공하실 것 같습니다. 실력 향상에 도움 되시라고 최대한 소상하게 원문을 그대로 다룹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급히 글 추가합니다.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절대로 바보 또는 모자라는 사람으로 비하되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학력이 좋다고, 지위가 높다고 꼭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다고 믿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다만 영어를 잘 구사해야 하는 직업이나 그런 환경에 있는 분들은 분명히 영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지요. 그리고 본 포스팅의 사례에서처럼, 자신의 능력을 남에게 돋보이게 하려는 지적 허영심이나 삐뚤어진 방식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헛된 짓거리가, 더구나 한 나라의 대표라는 사람이 저지르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안타까워서 글을 남긴 것입니다.
정확한 듣기와 말하기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
경제와 정치가 따로 놀 수는 결코 없겠지만, 경제적인 관점의 질문에 '통일대박론'을 외운 대로 읊어내려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영어 듣기와 말하기 점수는 몇 점 쯤 될까요?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귀에 동시통역기를 달고 슈밥의 질문을 충분히 이해 한 상태에서 제대로 답을 했다면, 수 억~수 백억의 해외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면 말입니다. 그로 인한 산업의 파급 효과까지 본다면, 도대체 우리가 얼마나 큰 손해를 본(기회 비용을 잃어버린) 것이 될까요?
위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하면서 '듣고 이해하고 말하기'의 중요함을 한 번 같이 새겨 봅니다.
슈밥 회장의 말, 듣고 이해하기
우선 슈밥 회장의 질문 부분의 짧은 영상(1분 10초 가량)입니다. 편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반말 지꺼리(영어에는 공손한 표현은 있지만 존대말은 없으므로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해서...)로 썼으니 양해 바랍니다.
출처: weforum(동영상 ☞ 바로가기)
<슈밥 회장 질문>
"Now I am assuming everybody listening to you, Madame President, wants now to invest in Korea and so I have to ask you a question which probably is in our mind.
자 대통령마님아. 난 이제 니 말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국에다가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고 가정할거야. 그렇다면 우리 마음속에 있을 것 같은 한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Because in some way North Korea's nuclear weapon issue stands, I would say nearly it's a stumbling block for a full-fledged investment into your country.
왜냐하면 북핵 문제란 것이, 한국에 마음놓고 투자하는 것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물로 버티고 있는 거라고 생각되기도 하거든?
And so for in terms of economic perspectives, some people would see "Let's wait until we have seen reunification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and some of us will argue your future may be very loaded with the costs of the reunification.
그래서 경제적 전망이라는 관점에서 말야. 어떤 넘들은 "남북이 다시 합쳐질 때까지 (투자를 하지 않고) 통일이 될때까지 기다리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지. 일부 사람들은 너네 나라에서 앞으로 통일의 비용에 대한 막대한 부담을 지게 될 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는 거지.
So I think, Madame president, we all be interested in to hear your ideas about this issue."
그래서, 대통령마님아. 니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 관심이 있으니까, 대답좀 해줘봐."
<작은 소리로 묻고 답함>
You mean reunification issue?
박: 너 지금 통일 문제에 대해 말해달라는 거지? (아싸 내가 외운 거다 ~..~)
Yep!
슈밥: 그려~(@_-;;;; 읭 뭔가 이상타)
박근혜 대통령의 (동문서)답, 그것도 치명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서 슈밥 회장의 질문 중에서 핵심이 되는 어구만 빨간 색 밑줄로 표시해 둡니다. 이 질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3분 50초 가량의 장황한 답변에서 슈밥이 원하는 답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통일대박론' 만 글자 그대로 읊었습니다. 놀랍고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답(약 3분 50초 가량)입니다.
출처: weforum.org(동영상 ☞ 바로가기)
<박근혜 대통령의 답>
"통일에 대해서 그것이 장애가 되지 않겠는가 하셨는데...저는 한반도의 통일이 2 가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인도적인 측면에서 지금 북한의 주민들이 배고픔과 인권유린등으로 굉장히 큰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통일이라는 것은 그런 북한주민들의 그 고통을 해결 수 있는 길이 된다는 그런 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이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통일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에게도 큰 혜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저는 통일은 대박이다 어쩌구 어쩌구 ... " - 이하 생략.
참으로 기가 차고 코가 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 포럼에 마케팅하러 가서 "너네 나라에 투자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 어떻게 생각하니" 라는 물음에대한 답이랍니다.
만약 미천한 저에게 답하라 하면 단순하게 이렇게 하겠습니다. "물론 통일에 대한 여러 가지 부담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모바일 & 인터넷 강국이라는 장점과 남북한의 자연스러운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북핵 문제는 양국과 우방들이 협력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 나갈 것입니다. 또 한국에는 IT인프라를 활용한 여러 가지의 지식 산업들이 앞 다투어 자리를 잡고 수 많은 나라에서 직접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으니 전망이 아주 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망설이고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투자하십시오(확신에 찬 목소리로)"
어떻습니까?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봤을 때, 다보스 포럼을 시청하는 여러 나라의 투자가들이 어떻게 받아 들일지 생각해 보시면 답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참고1] 유튜브의 YTN 채널에서 제공하는 해설도 실망스럽습니다. 영어, 이따위로 하면 망칩니다. 국가의 언론을 책임진다는 자들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어디. 위의 원문과 해석을 기억하면서 한 번 들어보시죠.
출처: youtube ytnnews24 채널(☞ 바로가기)
[참고2] "통일은 대박" 이라는 말에 대한 영어 번역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대박' 이라는 단어는 박근혜의 대답을 영역하는 동시통역가가 말한 것 처럼 'breakthrouth' 로 보기에는 상당히 무리스럽습니다. 아주 젊잖게 돌려서 표현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저 복합어의 뜻으로는 '협상', '발전', '약진', '돌파작전', '돌파구' 의 뜻 외에는 없을 듯 합니다.
대박이란 '도박 내지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지는 큰 갑어치의 결과물' 의 개념인데, 그들의 생각에 딱 맞는 용어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jackpot' 입니다. 앞 뒤 상황에 따라, hillarious, awesome, 'too or very much tough' 정도가 되겠지만 "통일은 대박" 이라는 표현과는 어울리지 않네요.
- Barracu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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