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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Review

아토믹프로이드 수퍼다츠 - 고급형 이어폰 구매와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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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형 이어폰 살 건데 뭐가 좋을까? 어떻게 사는게 현명하지?




아이폰3GS 시절부터 애플 제품을 꾸준히 애용해 왔다. 요즘 말로 '애플빠'는 아니고, 삼성 갤럭시 시리즈나, '단언컨데~'  류의 스마트폰 등의 국산 제품을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쓰다 보니 제품들 디자인이나 컨셉, 사용법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던지 하는 점들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작년, 그러니까 2012년 여름 쯤. 그 동안은 스스로 막귀임을 자처하며, 기본으로 따라오는 이어폰을 그런대로 만족해 하며 사용해 왔는데, 견고성이 떨어져서, 호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하다보면 이어폰 잭부분 이음새가 너덜너덜해지거나 한쪽 오디오 소리가 지직거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주 고장나서 매번 싸구려 이어폰을 사러 다니기 귀찮아 졌다.


이어폰 어디 괜찮은 거 없을까? 하고 생각하던 중, 묘한 녀석이 걸려 들었고 결국 3개월의 조사와 노력 끝에 손에 넣었다. 바로 수퍼다츠. 이 녀석을 1년 넘게 사용해오면서 구매시의 조건의 변화와 구매 시점까지의 심경의 변화, 구매한 뒤의 느낀 점을 버무려서 공유할까 한다.


이어폰을 구매하려 했을 때, 처음 생각해 둔 조건은


  • 가격? 적당해야지...이왕 살 거 좀 오래써야되니깐 4만~10만원 이내일 것
  • 음질? 저음 적당히 둥둥 거리면서 중음, 고음이 죽지 않는 것. 휴대/차음성 좋은 인이어 이어폰
  • 디자인이 너무 날리지 않고 스타일이 값 싸 보이지는 않을 것
  • 이음새나 하우징 부의 고장이 적은 견고한 것
  • 애플 제품(iPod, iPad, iPhone)에 최적화된 것


이 정도였는데, 황금귀 사이트나 여러 블로그, 리뷰 글들을 읽어보고 청음도 해 보면서 실제로 알아 보니 밑에 4가지를 충족하는 제품은 10만원대(이 정도부터 프리미엄급 이라고 불린다)를 넘을 뿐 아니라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는 걸 깨닫는다. 


박태환이 쓰는 모습을 보여준, 우리 회사 직원들도 출퇴근 때 즐겨 끼고 다니는 '닥터 드레(Dr. Dre)' 헤드폰도 한 번 빌려서 들어 보았다. 30만원대가격이란다. 이건 한마디로 패션성과 유명세에서 빚어진 환상 그 자체였다. 저음은 강력하긴 하나 귀 전체로 퍼져서 들리며, 타악기 고음이나 가녀린 높은 음들은 몇 미터 떨어져서 듣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가격 대비 최악이었던 제품. 청음해 보니 이어폰은 더 산만하게 느껴진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판단이다.


그 다음 구글 검색과 청음샵으로 만난 제품 중 마음이 끌리는 건, Sony XBA-3(ip는 애플제품용, vp는 안드로이드용 이었던 듯하다)인데, XBA-2, XBA-3, XBA-4 까지 다양했다. 뒤의 숫자는 BA[각주:1]  (Balanced Armature) 모듈의 갯수를 나타낸다. 많을 수록 소리가 풍부해지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지만, 음을 느끼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이 편성 된 것들 중에서 취사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A 모듈 샘플 이미지

 

XBA-3는 14만원대 보급형 엔트리급 인이어 이어폰이었는데, XBA-4(30만원대 중반)와 XBA-3를 번갈아 청음해본 결과, XBA-4 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저/중/고역대가 각각 따로 노는 느낌(전체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지고 산만한)으로 실망을 주었다. 4에서 실망한 것 때문인지, 가격대비 최강이라는 평판에 끌리기는 했지만 XBA-3를 대하는 마음도 그리 썩 당기지는 않았던 기억이다.

 

자, 마지막으로 영국의 이어폰메이커 아토믹 플로이드(Atomic Floyd) 의 3가지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공통적으로 메탈 재질의 튼튼한 이어폰 하우징부와, 스테인레스와 24k 금도금으로 된 이어폰 잭 그리고 케블라(Kevlar, 고강력 섬유재질, 방탄복의 재료로 쓴다고 알려짐)로 이루어진 빨간 색 케이블 부분이 주된 특징이다.


엔트리급인 파워잭스, 미니다츠 그리고 하이엔드급인 수퍼다츠. 3가지 모델 모두 애플 제품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제품명 뒤에 +Remote, +Mic 라는 표시가 따라다니는데, 초기 모델인 에어잭스(AirJax), 트위스트잭스(TwistJax)에서 발전되어온 제품들이다. 본사 사이트와 구글링을 통해 5개 아토믹플로이드 제품군들을 조사하고 분류해 보았다.


[에어 시리즈] - 28만원대

에어잭스(AirJax)로부터 AirJax+Mic,AirJax+Remote,AirDrum, 15mm 다이내믹드라이버[각주:2] 채택

 

     

다이내믹 드라이버(Dynamic Driver) 샘플 이미지들


[트위스트잭스, 단일제품] - 국내에서는 본 적 없음

TwistJax, 13.5mm 다이내믹드라이버, 노즐 회전 기능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통화기능 없음


[하이데프, 파워잭스 시리즈] - 18~22만원대

하이데프잭스(HiDefJax), HiDefDrum, HiDefDrum+Remote, PowerJax+Remote, 13.5mm 다이내믹드라이버

주파수 범위는 20~20,000 Hz


[미니다츠 시리즈] - 26~32만원대

미니다츠(MiniDarts)부터 MiniDarts+Mic, MiniDarts+Remote, BA모듈을 채택한 최초모델. 엔트리급과 하이엔드의 기준선 정도로 볼 수 있는, 2011년 국내 진출 주 모델. 하이엔드급인 수퍼다츠의 원형

주파수 범위는 20~18,000 Hz


[수퍼다츠, 단일제품] - 40만원대

SuperDarts+Remote, 8mm 다이내믹드라이버로 극 저음을, 1개의 BA모듈로 중고음을 표현.

아토믹플로이드의 최상위 플래그쉽(Flagship) 모델

주파수 범위는 5~25,000 Hz


+Remote라고 이름 뒤에 붙은 수식은, 애플로부터 호환성을 인증 받은 제품을 뜻한다. 이제, 정보 수집은 끝 났고, 엔트리급으로 가느냐, 아니면 중간 또는 하이엔드 급으로 가느냐를 정할 때가 왔다. 정말 괜찮은이어폰 사야지 라고 마음 먹고난 뒤 2개월쯤 경과하는 시점. 생각해 보자.


조사를 시작하고 난 후, 한 달쯤 경과할 때까지의 생각은 최고 10만원대가 마음 속의 마지노선이었다. 여기에 해당 되는 소니 XBA-3는 이미 청음해 보았고, 견고성이나 패션성, 무엇보다도 들리는 느낌 자체가 인위적이고 차갑다는 느낌. 아무래도 BA 모듈로만 들리는 저음이 깊이가 적고 생소하게 느껴져서 이 녀석은 탈락.


자연스럽게 생각은 파워잭스로 흘러 간다. 고음부터 저음까지의 타격감 등, 다 좋은데, 저음이 좀 약하고 중음이 강조된 점이나 금속성 사운드가 거슬리고, 무엇보다 Y자 스플리터가 견고성이 떨어져 보이는게 걸린다. 이녀석도 탈락. 


이제 미니다츠까지 기준선이 올라간다. 가벼워진 이어유닛과 견고한 스플리터, 부드러운 2중 구조의 이어쿠션과 내외부 차음성[각주:3], 티타늄 금속 소재를 가진 깔끔한 디자인성. 다 좋습니다. 다만 다이내믹드라이버가 없이 BA모듈 하나로만 구성되다 보니 표현할 수 있는 음역에 약간 한계가 보이고, 청음 결과로는 명료하고 고른 표현력 만큼이나 저음 부분의 힘이 다소간 약한 점이 걸린다. 이제 어디로 가나?

 

마음의 소리를 듣다


만 일주일간의 고민 끝에, 지름신이 강림하사, 모든 면에서 완성품 수준으로까지 업그레이드 된 수퍼다츠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래! 이왕이면 다 갖춘 것"이 좋지. 이 결정에 마지막 방점을 찍기 위해, 지금은 압구정동 쪽으로 이전 한,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 편 스마트오디오 청음샵(소리샵이었던가)를 방문, 약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문제의 수퍼다츠와 나머지 들러리 이어폰들을 고루 들어 보았다.

 

마침내 최종 결심을 한 바로 그 순간, 벌떡 일어서서 카운터 직원에게 수퍼다츠를 주문했다. 헌데 왠 걸...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아서 수입원인 극동음향에 재고가 없고, 2주일 인가 기다려야 한댄다. 그러나 어쩌리 이미 결심 했으니, 명함을 교환하고 예약 구매를 신청한다.


남은 2주일 동안 목욕재개하고, 제품이 입고되었다는 소식을 기다리며, 설레이는 마음을 다 잊고 본업에만 집중하여...... 드디어 득템(?)에 성공했다. 비록 처음 예산보다 4배의 비용을 쓰긴 했지만, 지름의 결과는 한마디로 만족스러웠다.


1년간 다뤄 본 소감과 약간의 주의 사항

 

짧다면 짧겠지만 어언 3개월간의 서핑과 발품으로 어둠과 안개지역을 통과하고 내 손에 들어온 수퍼다츠.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만족스럽게 잘 사용해 오고 있다. 사운드로 보면, 다이내믹드라이버를 통해서 귀 속을 울리는 부드러운 극저음과 함께 파워가 깃든 저음과 드럼의 타격감, 섬세한 중음(보컬)과 함께 거슬리는 치찰음 없고 명료하고 깨끗한 고음까지.


튼튼한 케이블과 메탈로 된 이어폰 부분의 견고함고급스러움 등 음악의 본고장 영국에서 인정 받은, 세계적인 명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메탈 소재와 붉은 색 계통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착용시 고급스러움을 주는 외형 또한 수준급이라 하겠다.

 

 


다만, 인이어 타입 이어폰의 특성상, 귀속의 이물질(귀지)이 어쩔 수 없이 이어쿠션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실리콘 이어쿠션 부분에도 기름 때 등이 묻게 되므로, 속에 들어간 이물질들은 실리콘 이어탭을 벗겨낸 후 부드러운 치솔로 닦아 내고, 면봉에 알콜을 살짝 묻혀서 가볍게 닦아 내는 청소를 가끔씩 해 주어야 한다는 점.


대다수의 리뷰에서 보여지는 장점으로 케블라(Kevlar)로 된 케이블 부분이 아주 튼튼하기는 하지만, 재질의 특성상 꼬임이 거의 없으나, 약간은 꼬여진 형태가 유지되는 면이 없지 않으므로, 휴대하지 않을 때에는 되도록이면 케이블을 길게 펴서 보관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뭔 이어폰이 몇 십만원짜리야? 이해 안감!


어떤 이들은 이런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제법 좋다는 이어폰 8-9만원대가 내는 소리와 40만원대의 이어폰을 비교했을 때 실제로 5배 이상의 감동과 좋은 음질을 제공하는가 라는 의문. 상식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닐 것이다. 


단지, 음악과 음향을 자꾸 접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감흥과 느낌을 얻고자 한다면, 중저가의 장치로서는 부족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프리미엄급에 자연히 엄두가 날 것이고, 그 이상의 수준을 넘어 섰을 때의 선택은, 온전히 구매자 또는 매니아의 취향이나 욕심과 열정에 따라 충동구매가 아닌, 합리적인 조사와 판단을 해서 결정하면 된다는 것.


즉, 개인의 취향이고 사용자의 소신에 의한 취사선택일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그러니 나에게 좋게 다가오는 제품의 소감을 느낌 그대로 적은 것일 뿐, 나와 정 반대의 느낌과 생각을 가진 다른 분들이 충분히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고급 이어폰으로 즐기는 음악 감상 방법, 또 다른 욕심


다양한 이어폰과 헤드폰을 직접 청음해 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로 볼 때, 순수하게 음의 질로만 따진다면 또는 전문 음악인에게 필요한, 몸으로 듣는 진정한 음과 감동을 전달받고자 한다면,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을 써야 하고, 하나 더 나아간다면 무손실에 근접한 음원(CD수준이나 mp3 수준이 아닌)과 그 음원을 표현할 수 있는 적당한 앰프가 필수가 될 것이다.

 

이미 다양한 경험이 있으신 황금귀급 전문가들은 아시겠지만, 아마도 아무리 이어폰이 고가의 명품(젠하이저 IE8i가 60만원대, IE800이나 슈어 SE846이 120만원대, AKG K3003이 200만원대 등)이라 할지라도, 20~30만원대 헤드폰 보다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2013년 10월 경에 소니에서 야심차게 발표한 MDR-1R 시리즈의 헤드폰(주파수 대역이 4~80,000 Hz의 영역)과 XBA-H 이어폰은 꼭 한 번 청음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XBA-H 시리즈 이어폰(2013년 11월중 출시 예정)은 수퍼다츠와 비슷하게 다이내믹드라이버와 BA모듈(풀레인지 BA 1개와 HD초고음 수퍼 트위터 전용 BA 1개)를 동시에 적용(Hybrid 성격)한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들 제품을 발표하면서 소니에서 TV광고(윤미래 부부가 나오던가...Gotta respect 어쩌구 하면서...) 를 비롯, 다양한 매체에 공격적으로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듯 하다. 제품 발표회 내용에 보면 HRA(HiRes Audio) 포맷의 음원 기술과 DAC, 워크맨 타입 포터블 앰프 등도 같이 발표하였는데, 기회가 되면 직접 경험해 보면 좋을 듯 싶다.


- Barracuda -


  1. 원래 보청기에서 사용되던 사운드 유닛으로, 떨림을 담당하는 금속판과 그 내부는 코일로 구성되어 있다. 소형이지만 높은 해상도의 섬세한 음을 발생시킬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본문으로]
  2. 부드럽고 풍부한 저음역대를 잘 표현하는 수 mm 구경의 전통적인 스피커와 비슷한 모양의 고성능 사운드 모듈. 요즈음은 액정 폴리머로 필름 형태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본문으로]
  3. 이어폰을 작동시키지 않는 상태에서도 외부의 소리가 상당히 잘 차단된다. 또한 내 이어폰 소리가 외부로 들려서 남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일도 없으면 좋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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